머리카락의 근원은 18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Pink Floyd (핑크 플로이드) 의 kickass 기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악 관련 경매는 놀라울 정도로 특이하다. 올해만 해도 Kurt Cobain (커트 코베인) 이 사용한 1회용 피자 접시나 병원 가운과 같이 이상한 아이템들이 경매품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최근, 또 다른 뜻밖의 소장품이 경매에 나왔다. 바로 Ludwig van Beethoven (루드비히 반 베토벤) 의 머리카락이다. 런던의 경매회사 Sotheby (소더비) 는 “작곡가의 흰색, 검은색, 갈색 머리카락의 상당한 양” 을 약 44,500 달러 (한화 약 5,000만원) 에 판매했다. 낙찰가는 예상 금액의 두 배를 넘었다.
소더비에 의하면 베토벤은 이 머리카락을 지난 1826년 피아니스트 Anton Halm (안톤 할름) 에게 선물했고, Stereogum에 따르면 이 선물은 ‘웃프게도’ 베토벤이 자신의 머리카락 대신 염소 털을 줄 뻔한 뒤에 주어졌다고 한다.
소더비 페이지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베토벤의 머리카락은 1827년 작곡가의 임종 당시 가져 온 것들이며, 이번 것은 가장 잘 보관된 것들 중 하나다.” 라고 설명 되어있다.
할름은 자신의 소원을 이뤘고, 소더비는 큰 경매를 성사시켰고, 이제 누군가는 몸값보다 더 비싼 머리카락 뭉치를 갖게 되었으니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은 셈이다. 베토벤의 머리카락은 아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염소 털 사기 관련 이야기와 베토벤과 할름의 다소 복잡한 우정에 관한 짧은 일화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안톤 할름 (1789 ~ 1872)은 1815년에 베토벤을 처음 만나고 그를 위해 자주 연주를 하며 그와 친해졌다. 베토벤은 할름의 거만한 군사적 방식을 좋아했으며, 1817년 할름의 변덕스러운 연주 때문에Choral Fantasia 공연이 중단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어떤 악감정도 갖지 않았다. 1826년 할름은 베토벤의 Grosse Fuge op.133를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해 편곡 했고, 이 때 베토벤이 그에게 머리카락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할름은 베토벤의 전기 작가 A.W. Thayer (A.W. 세이어) 에게 (아마도 세이어가 비엔나에 머물렀을 때, 1859 – 1864) 1826년 그가 Grosse Fuge를 작업하고 있을 당시 베토벤의 잡역부 Carl Holz (칼 홀츠) 에게 자신의 아내 Maria (마리아) 를 위해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얘기했다. 며칠 후 베토벤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이 도착했으나 곧 염소 털로 밝혀졌고, Fugue의 편곡을 마친 할름은 그 곡과 머리카락을 베토벤에게 가져왔다. 자신의 친구가 속았다는 사실을 안 베토벤은 격분했고 그 즉시 자신의 머리를 잘라 진품이라고 단언하며 할름에게 건넸다.